촉촉하고 찐한 초코마들렌 만들기
다크초콜렛과 코코아 파우더를 넣어 브라우니처럼 찐한 초코맛이 나는 초코마들렌. 마들렌 겉에 초콜렛을 입히거나 가나슈를 인서트하는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아서 아예 반죽에 커버춰 초콜릿을 녹여 넣었다. 대신 이렇게 구우면 구운 첫날은 좀 뻑뻑하고 단단해서 맛이 없고, 봉지에 담아 하루정도 상온에서 숙성시키면 진한 코코아 향과 달콤쌉싸름한 다크초콜렛 맛, 아몬드가루의 고소함, 촉촉한 식감까지 끝내주는 초코마들렌이 된다. 굽자마자 못 먹고 하루를 숙성시키는 게 가장 어렵지만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는 레시피다.
초코 마들렌
조가비 12개 + 왕조가비 6개 분량
버터 100g
다크 커버춰 초콜릿 30g
계란 2개(101g)
황설탕 40g
흑설탕 40g
물엿 10g
깔루아 5g
생크림 30g
코코아가루 15g
인스턴트 커피 2g
중력분 90g
아몬드가루 20g
베이킹파우더 3g
가장 먼저 버터와 초콜릿을 녹인다. 전자레인지를 돌려 녹여도 되는데... 냉동버터를 사용한다면 반드시 실온에서 말랑하게 해동한 후 돌리거나 30초씩 끊어서 돌려야 터지지 않는다. 까딱 잘못하면 터진다(터진 적 있음). 어차피 마들렌에 사용할 계란도 중탕할것이니 먼저 물을 끓여서 버터와 초콜릿이 다 녹을 때까지 중탕해두고 시작하는 게 편하다. 초콜릿은 싱가포르산 깔리바우트 다크커버춰(59.9%)를 사용했는데 55~65% 정도의 다크초콜릿이라면 동량을 사용하면 되고, 많이 단 레시피는 아니라 밀크초콜릿으로 바꾸면 그냥 달달한 정도가 되긴 하겠지만 그래도 밀크초콜릿을 사용한다면 물엿을 빼고 만드는 게 낫겠다.
사진을 못 찍었는데, 생크림을 전자레인지에 1분 정도 돌려 뜨끈하게 만든 후 코코아파우더와 인스턴트 커피를 넣고 잘 섞어둔다. 코코아파우더가 수분을 많이 잡아먹어서 생크림을 추가했는데, 이렇게 커피나 생크림을 뜨겁게 데워서 코코아 가루를 넣고 개었다 사용하면 코코아 맛이 더 진하게 나서 좋더라. 생크림이 없다면 동량의 뜨거운 커피(나 에스프레소)를 사용해도 되는데, 이 경우에는 인스턴트 커피를 빼면 된다. 대신 촉촉한 식감은 조금 줄어들 수 있다.
계란과 황설탕, 백설탕, 물엿(꿀 대체 가능), 깔루아를 적당한 크기 볼에 넣고 끓는 물이 담긴 냄비에 올려 설탕이 완전히 녹을때까지 중탕한다. 계란이 익으면 안 되니 불을 중불로 줄여서 수증기가 너무 세지 않게 하고, 스테인리스 볼을 올렸다 떼었다 하면서 잘 섞는다. 설탕이 다 녹고 온도가 50도까지 올라가면 불에서 내리고 코코아가루를 넣은 생크림을 넣고 잘 섞는다.
코코아가루+생크림 믹스가 뭉치지 않고 다 섞였다면 여기에 밀가루와 아몬드가루, 베이킹파우더를 넣고 거품기로 잘 섞는다. 아몬드가루는 많이 들어가지 않아서 집에서 직접 만들어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블렌더가 말을 안 들어서 조금 굵게 갈려서 그런지 나중에 완제품에 아몬드가 간간히 씹혔다. 너무 곱게 갈아서 기름이 배어나오고 뭉치는 것보다는 조금 굵게 갈아서 식감을 더하는 게 낫다.
가루류가 다 섞였으면 농도가 꽤 뻑뻑해지는데, 여기에 녹인 버터+초콜렛을 넣고 섞는다. 두 번 정도로 나눠넣어도 되고 한번에 넣은 후 섞어도 되는데, 온도를 45~55도에 맞춰서 넣는 게 중요하다. 계란을 중탕했고 생크림도 데웠지만 가루류가 들어가면 온도가 떨어졌으니 버터를 50~55도 사이로 맞추는 게 가장 좋다. 버터 온도가 60도가 넘으면 반죽에 든 베이킹파우더가 반응하고 40도보다 낮으면 버터가 겉돌아서 구웠을 때 모양이 안 나오거나 기름진 마들렌이 된다.
아몬드가루 만드는 법은 여기 -> 집에서 제과용 아몬드가루 만들기
다 섞었다면 반죽 끝. 설명이 길어서 그렇지 계량하는 시간보다 반죽하는 시간이 짧을 정도로 간단하다. 커버춰 초콜렛을 녹여 넣어서 일반 마들렌 반죽보다 되직한 편인데, 아무래도 냉장휴지를 하면 반죽이 조금 더 되직해진다. 한번에 설거지하려고 반죽을 짤주머니에 넣어서 냉장휴지했는데 사실은 볼째로 휴지하고 굽기 전에 짤주머니에 짜는 게 더 낫긴 하다. 냉장휴지를 할 거라면 반죽 전체가 냉을 먹도록 1시간 이상 충분히 휴지한다.
굽기 전에는 틀에 버터와 전분을 2:1로 섞어 만든 철판이형제를 바르고, 냉장고에서 살짝 굳힌 다음 반죽을 짜 넣는다. 왼쪽에 있는 일반 조가비 틀은 1구에 22~25g씩 팬닝하고, 오른쪽 왕조가비틀은 1구에 33~35g씩 팬닝했다. 팬닝한 후 틀을 바닥에 몇 번 내리쳐서 기포를 죽이고 굽는다.
18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고 170도에서 10분 굽는다. 나는 컨벡션 모드를 키고 굽는데, 대신 중간에 배꼽이 완전히 올라와서 겉면이 안정되었을 때 팬을 앞뒤로 한번 바꿔주어야 배꼽이 쏠리지 않는다. 일반 조가비틀은 9분째에 확인하니 조금 덜 익어서 10분 구웠고 왕조가비틀은 크기가 좀 있는 편이라 12분 구웠다.
나오자마자 한번 내리쳐서 틀과 분리를 시켜준 후 오른쪽처럼 비스듬하게 눕혀서 식힌다. 이번에는 귀찮아서 알콜처리를 안 했는데 나오자마자 깔루아나 럼을 발라주면 더 좋다. 뜨거울 때 바로 식힘망으로 옮기면 조가비 무늬는 없어지고 식힘망 자국이 남으니 틀에서 조금 식힌 후에 옮기는데, 이렇게 한쪽으로 비스듬하게 두었다가 5분쯤 후에 반대방향으로 한 번 바꿔주어야 배꼽이 쏠리지 않는다.
겉면을 만졌을때 뜨거운 느낌이 가셨으면 식힘망으로 옮겨 완전히 식힌다. 이 단계에서는 겉면이 약간 메마른 느낌이 들고 속이 푸석단단한 느낌이라 맛이 없다. 완전히 식은 다음 비닐봉지나 지퍼팩에 담고, 하루 정도 실온에 두어서 숙성하면 촉촉함이 살아나는데, 그 때 먹어야 맛있다.
실온에서 하루 숙성한 초코 마들렌. 기포가 살짝 있긴 하지만 두가지 모양 다 배꼽도 잘 나오고, 내상도 좋다. 일반 조가비 틀은 사이즈가 딱 좋았는데 왕조가비틀은 모양은 예쁘지만 먹기에 너무 큰 것 같아서 다음에는 30g 전후로 팬닝양을 조금 더 줄여봐야겠다.
브라우니처럼 초콜릿 맛이 찐하고 내상이 촉촉해진 초코마들렌. 아무래도 커버춰 초콜렛을 녹여서 넣다보니 일반 마들렌보다는 촉촉함이 조금 적은데, 하루 숙성해서 먹으니 은은하게 깔린 커피 향과 진한 다크 커버춰 초콜릿의 풍미가 훅 올라온다. 뜨거운 아메리카노나 차가운 우유와 먹으면 극락의 맛. 그렇게 달지 않고 다크초콜릿과 코코아의 씁쓸함, 아몬드 가루의 고소함이 살아있어서 어른들이 더 좋아할 맛이다. 다음에는 민트 익스트렉을 넣고 민트초코 마들렌으로 만들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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