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케밥 맛집, 케밥웨이에서 피데케밥 믹스 먹고 임페리아 푸드 구경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한편 보고 나니 딱 밥시간대다. 바로 앞 중앙아시아 거리에서 밥 먹으면 딱 좋은데 혼자라서 막 사마르칸트 같은 곳 가기는 그렇고, 뭘 먹을까 하다가 생긴지 얼마 안 된 케밥집이 있길래 다녀왔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2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앞 세븐일레븐 있는 건물, 횡단보도 앞에 있는 가게다. 이름은 케밥웨이. 동대문 메가박스에서는 횡단보도 하나를 건너면 바로 있는 가게. 가게가 크지 않아보이는데 사람들이 줄지어 들어간다.
내부는 이런 느낌. 4인석 1개, 2인석 5개로 아주 작은 매장이다. 나는 일단 자리를 잡고 주문을 했는데, 점심시간이라서 사람들이 많아서 까딱하면 포장해서 먹어야 할 뻔 했네. 그나마 내 앞에 온 사람들은 포장이어서 다행이었다.
케밥웨이 메뉴판. 크게 랩케밥, 피데케밥, 라이스 세 가지로 나눌 수 있고, 고기 종류에 따라 치킨 / 램 / 믹스로 또 나뉟나. 랩 케밥은 흔히 먹는 또띠아에 만 케밥이고 피데케밥은 터키식 빵인 피데를 갈라 샌드위치처럼 나오는 케밥, 라이스케밥은 밥에 감자튀김, 야채를 올려 부리또볼처럼 나오는 타입이다. 보통은 치킨과 램 가격 중간에 믹스 가격대가 있는데 여기는 믹스가 제일 비싼 게 특이하다. 고기를 많이 넣어주나?
치즈추가와 고기추가가 가능하고 사이드로는 감자튀김과 음료가 있다. 단품에 3,500원을 추가하면 세트로 업그레이드 해서 감자튀김과 음료가 같이 나온다. 음료는 종류가 꽤 다양한 편.
음료는 물과 오렌지주스, 포도주스, 캔음료. 롯데계열 음료들이라 펩시와 칠성사이다, 마운틴 듀다. 제로콜라와 제로사이다가 있고, 트레비가 있는 게 좀 신기한가? 가격은 종류별로 조금씩 차이가 난다. 병에 든 오렌지주스와 포도주스가 있는게 제일 신기하네.
랩케밥은 많이 먹어봤으니 피데케밥을 먹어보자 하고 믹스 피데케밥 단품을 시켰다. 가격은 9천원으로 그렇게 저렴하지는 않은 편. 나는 단품으로 주문했지만 세트로 주문하면 12,500원이나 된다. 거 아무리 우리나라에서 양고기가 비싸다지만 좀 많이 비싸긴 하네.
오픈형 주방이라 케밥 만드는 걸 볼 수 있다. 창가에 케밥 고기가 매달려있는데, 왼쪽이 양고기, 오른쪽이 치킨. 유튜브 보니까 치킨은 저 꼬치에 살을 하나하나 끼워서 압축하는 거고, 양고기는 간 고기에 양념을 해서 소세지처럼 붙이는 방법으로 만들더라. 벽부근에서 불이 나오니 돌려가며 익힌 다음, 겉면을 얇게 썰어내서 케밥에 넣는다.
안에 들어가는 재료들. 요거트 소스와 토마토 소스, 양파와 양상추, 토마토, 피클. 피클은 코니숑인 듯? 안쪽에 피데케밥에 쓰는 페데가 보인다. 피타브레드와 같은건가? 하고 찾아봤더니 튀르키예 빵 중 Pide bread라는 빵이 있더라. 그런데 또 보면 피타와 피데가 같은 빵이라는 말도 있고. 뭐야?
Pita피타와 Pide피데 차이를 찾아보니 흔히 아는 가운데가 비어있는 얇은 빵을 피타브레드라고 하는데 이건 그리스어고, 피데는 튀르키예 빵인데 우리가 흔히 아는 피타브레드를 포함하는 더 큰 개념이다. 그리스와 아랍 등지에서 먹는 플랫브레드(피타브레드)를 포함한 밀가루로 민든 발효빵과 피자처럼 고기와 필링을 올려 굽는 içli pide, 라마단 피데시라고 하는 빵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a flatbread similar to that eaten in Greece and Arab countries, a pizza-like dish, içli pide, where the filling is placed on the dough before baking,and Ramazan pidesi).
피데빵이 뭔가 하고 찾고있으니 케밥이 나왔다. 사장님 혼자서 하는 가게라 사람이 많으면 그렇게 빨리 나오지는 않는 편이다. 종이 봉투가 빵빵하게 속이 찬 케밥이 나왔는데, 겉이 딱딱하고 속은 약간 기공이 있는 빵을 가르고 소스를 바른 다음 고기와 야채를 넉넉하게 넣어 나온다. 토마토가 엄청 눈에 띄네. 랩케밥을 시키면 독일 되네르 케밥이랑 비슷하겠고, 이건 그냥 튀르키예식 샌드위치라고 생각하면 편하겠다.
고기도 넉넉하게 들어있고, 빵을 완전히 자른 게 아니라 처음에는 좀 먹기 불편해서 눌러가며 먹어야한다. 빵이 구워 나오지만 겉면이 살짝 딱딱해서 씹는 맛이 있고, 양고기 특유의 향이 과하지 않으면서 딱 맛있는 정도다. 치킨은 촉촉함과 짭짤매콤한 맛이 더 강한데 나는 양고기를 좋아해서인지 양고기가 더 맛있었다. 다음에는 그냥 램으로 시켜도 되겠네.
평소에 피클을 별로 안 좋아해서 빼달라고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넣었는데 워낙 얇게 썰려서 그렇게 존재감이 크진 않다. 신선한 토마토와 양상추, 양파 맛이 더 진한데 요거트 소스가 조금 적어서 약간 아쉬웠다. 요거트 소스는 민트같은 향신료 맛이 강하지 않고 빵에 살짝 발린 정도인데 조금만 더 들었다면 더 맛있었을 것 같다.
양이 많은 건 아니지만 야채와 고기, 빵의 밸런스가 좋아서인지 한 개 먹고 나면 꽤 든든하다. 전체적으로 아 살짝 비싸다싶긴 한데 한국에서 양 들어간 할랄푸드 먹으면 다 그렇지 뭐. 여럿이서 동대문 중앙아시아 거리에 왔다면 다른 가게 가서 먹고, 혼자 왔다면 가볍게 케밥으로 한 끼 식사하기엔 괜찮다. 나도 나중에 또 혼영하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 오면 또 들릴 듯.
밥먹고 소화도 시킬 겸 근처에 있는 임페리아에 다녀왔다. 흔히 몽골타운으로도 부르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중앙아시아거리에는 '임페리아 푸드' 가게가 꽤 여러 개 있는데, 러시아며 기타 중앙아시아에서 많이 먹는 빵이나 식자재를 구입할 수 있다. 총 3곳이던가? 그 중에 11번 출구 인근, 흡연구역 조금 지나서 모서리에 있는 가게가 제일 크고 가공품이 많다. 이 가게 대각선 맞은편에도 임페리아가 한 곳 더 있는데 그쪽은 빵과 삼사같은 조리식품이 다양하다.
보통 임페리아에 가면 통밀빵이나 삼사, 아니면 수프에 넣어먹는 숏파스타같은 걸 사는데 날이 더워서 식료품을 사긴 좀 그렇고, 이것저것(특히 술) 구경하고 나왔다.
술 중에서 눈에 띈 건 아르메니아 와인. 일반 세미스위트 화이트 와인도 있지만 이 과일와인이 특이하다. 한 병에 35,000원이고 체리 / 체리 스위트 / 석류 / 블랙베리 / 블랙커런트 이렇게 다섯 종류다. 살짝 달달한 디저트와인으로 마시면 괜찮을 듯.
당연히 보드카도 아주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 러시안 크라운 보드카는 병이 근사해서 좀 탐난다. 용량은 500ml로 작은 사이즈고 가격은 10,000원. 사다가 익스트랙 담굴까 했는데 뚜껑이 밀폐가 잘 될 것 같진 않아서 사진 않았다. 사진의 보드카 말고도 500ml 700ml 1L 등등 보드카 종류가 아주 많고 가격도 저렴한 것부터 무난한 것까지 여러가지더라. 대신 보드카 외의 술은 그다지 저렴하지 않다.
아랍에미레이트에서 온 대추야자. LULU / FARD / KHALAS로 세 종류가 있었는데 가격은 다 똑같이 1kg 1상자에 8,000원이었다. 세 종류 차이를 모르겠어서 직원에게 물어봤는데 한국어를 잘 못하시더라고. 셋 중 이 칼라스를 집어서 술이나 커피에 먹으면 맛있다고 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대추야자 품종이 다른 것 같았다. 1키로 8천원이면 좀 저렴하긴 한데 양이 너무 많다.
이것 말고도 뭐 소세지같은 가공육, 훈제생선, 냉동만두, 냉동디저트, 캐피르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 등등 다양하다. 한여름 아닐 때 가면 한두개 집어오겠지만 날이 워낙 더우니 뭐 어쩔 수 없지.
임페리아를 나와서 오랜만에 러시아 케이크에 갔는데 가격이 1.5배로 오른데다가 웨이팅도 있어서 그냥 포기하고, 크레페 할아버지는 이미 재료소진으로 줄이 잘렸길래 이것도 못 먹고 마무리가 살짝 아쉬웠다. 나중에 언제 갈 지 모르겠지만 다음에 가면 친구랑 사마리칸트 가서 샤슬릭이랑 이것저것 시켜먹고 카이막에 홍차까지 시켜서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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