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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경주

경주 2일차 - 04. 불국사에서 석굴암 걸어가기, 석굴암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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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9 경주 나혼자 뚜벅이여행 2일차 - 04. 불국사에서 걸어서 석굴암 가기(하지마세요), 석굴암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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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2일차 - 03. 불국사 구경(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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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rdq0539.tistory.com

 

이게 불국사와 석굴암을 오가는 12번 버스 시간표다. 아침 8시 40분 버스가 첫차고, 저녁 5시, 6시 차가 막차. 한시간에 딱 한대인 버스라 뚜벅이라면 버스 시간에 맞춰서 불국사를 나와야 편하게 여행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나는 버스를 놓쳤다^^

 

7시 50분에 들어가서 45분쯤 구경하고 8시 35분에 청운교 백운교를 지나 밖으로 나왔는데, 자하문에서 일주문까지가 내 생각보다 더 멀어서 내가 일주문으로 나오니 저쪽으로 버스가 가고있더라고... 하 망했다.

 

 

다음 버스는 한시간 후인데 매표소에 있던 아저씨가 한 40분 정도면 가는데 갈만하다고 하셔서 그래 1시간동안 버스 기다리느니 걸어가자 하고 올라가보기로 했다.

 

내가 뭐 설악산 정도는 되야 산이다 싶고 뭐 그런 사람이 아니라면 이러지 마세요. 그냥 한시간 기다려서 버스 타세요. 길이 어려운 편은 아니기도 하고 불국사에서 석굴암 걸어간 후기를 찾아보면 은근히 나오긴 하는데, 보면 다들 산악인이어서 별로 도움은 안 된다.

 

 

경주국립공원 주변 안내도에서 토함산 부분만 찍었다. 토함산은 총 746m짜리 산인데 이걸 다 올라갈 건 아니고 불국사에서 석굴암까지만 가면 되니까. 불국사 일주문 앞아서 석굴암 주차장까지 2.2km다. 저기 50분이라고 써있는데 왜 40분이라고 하셨지? 산악인 기준인가...? 난 왜 또 그걸 올라가겠다고 한거냐. 심지어 지도를 잘 보면 석굴암 일주문에서 석굴암까지 거리가 더 있는 걸 볼 수 있다^^

 

 

아 가보자고. 뭐 죽기야 하겠냐. 길도 잘 되어있고 게토레이도 한 병 있고 갈만하겠네. 일단 무거우니까 아침으로 김밥 좀 먹고 가자 했는데 음 안그래도 가기 어려운 길을 밥 먹고 가려고 하다니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네. 그래도 배고플 때 먹으니 안그래도 맛있는 김밥이 더 맛있긴 하더라. 역시 산에서 먹는 밥이 제일 맛있어.

 

 

불국사에서 석굴암 올라가는 길은 군데군데 낙석주의 표지판이 붙어있는데, 저 표지판에도 급경사지 낙석위험구역이라고 적혀있다. 그러니까 낙석을 적당히 피하면서 급경사를 올라가던가 그 급경사를 굽이굽이 돌아가던가 하라는거다. 지도를 잘 보면 화장실 표시 지나서 WW 이렇게 꼬불꼬불한 코스가 나온다. 거기가 급경사라는 거지^^

 

 

처음에는 좀 포장된 길이다가 슬슬 흙길로 들어섰는데, 워낙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 탐방로라 그런지 길이 잘 되어있긴 하다. 왼쪽으로 낙석방지를 해 둔 급경사 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초반 1km정도는 무난한 편이다. 이제 1.2km쯤 왔다 하면 여기서부터 슬슬 헬구간이 시작된다.

 

 

중간에 화장실이 하나 있는데 여기까지 한 1.5km정도. 전체 코스의 2/3정도 온 셈인데 30분쯤 걸렸다.

 

 

그리고 여기서부터가 찐이다. 경사 별로 없는 흙길+급경사 계단 조합인데 오르막 계단 오르막 계단이 계속 반족이라 아주 타바타가 따로 없네. 중간중간 내려오시는 분에게 혹시 석굴암까지 얼마나 걸려요...? 하고 계속 물어보게 된다. 다들 응원은 하면서 얼마 안 걸린다고 하시는데 얼마 안 걸리는게 문제가 아니라 지금 죽을거같아요.

 

이쯤되니 이제 게토레이도 다 마셨고 폰 배터리도 20%밖에 안남았다. 아직 석굴암은 가지도 못했는데...! 이놈의 s10e 배터리는 수리한지 일년도 안되었는데 100% 완충해가지고 나와도 뭐가 이렇게 빨리 닳는지. 만충한지 3시간정도 되었는데 날 덥다고 사진만 찍으면 열받아서 배터리가 미친듯이 닳는다. 제발 석굴암까지만 버텨라.

 

 

와 진짜 많이 올라왔다. 물론 불국사도 약간 높은 지대에 있긴 하지만 엄청 열심히 올라오긴 했네. 경치는 좋은데 내가 여행을 온건지 고행을 온건지. 이렇게 빡셀 줄 알았으면 그냥 불국사 박물관에서 한시간 구경하고 버스 탔을텐데 후회의 연속이었다. 마지막 10분쯤은 경사 있는 계단이었나 그래서 진짜... 진짜 힘들었다.

 

 

그래서 마침내 석굴암 매표소 옆으로 나왔다. 불국사 일주문에서 8시 46분에 출발해서 중간에 15분 쉬고 석굴암 일주문에 9시 55분에 도착했으니 딱 55분 걸렸네. 인터넷에 35분 걸렸다고 한 사람은 뭐 초인인가? 산에 가면 날아다니는 날다람쥐 기준으로 40분 아니야?. 여행가서 딱히 체력 부족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는데 진짜 힘들었다. 

 

 

 

이렇게 힘들여 와서 입장료까지 내려니까 뭔가 억울했다. 지금은 안 받는다지만 그때는 성인 기준으로 6,000원이었는데, 불국사보다 훨씬 작고 오는 데 힘이 들든 차비가 들든 할텐데 입장료가 똑같네. 관람시간은 불국사와 똑같이 9:00~18:00이다.

 

 

 

매표소 바로 옆으로 토함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 있다. 경주국립공원 주변 안내도 토함산 부분을 보면 현위치가 일주문으로 되어있고, 여기서부터 1.4km 더 가면 토함산 정상이다. 여기서 한 35분이면 간다고 써있으니 넉넉잡아 편도 40분쯤 걸리겠네. 내려오는 코스가 세가지라 이래저래 등산하기는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굳이 토함산 등산을 하고 싶다면 나처럼 석굴암을 걸어올라오지 말고 버스 타고 와서 불국사 구경을 하고, 버스를 타고 석굴암까지 올라온 다음 토함산 정상까지만 갔다오면 딱 적당할 것 같다. 왕복 1시간이면 라이트한 산행이고 이 위로는 흙길이라 그렇지 올라가기는 좀 낫다고 하더라. 

 

 

이 일주문을 보니 하 드디어 석굴암이다 하는 안도가 드는데, 문제는 여기서 꽤 들어가서 또 산길을 올라가야 석굴암이 있다^^ 이 밖으로는 쉴 곳이 거의 없고 주차장쪽으로 내려가야나 쉬는 곳이 있으니 좀 힘들어도 폰 배터리 떨어지기 전에 얼른 석굴암 보고 와야지.

 

 

걷는 도중에 아까 불국사 들어가기 전에 사진찍어드린 할머님들을 봤는데 그분들은 석굴암 다 보고 나오는 중이시더라. 일부문에서 석굴암까지 전혀 가깝지 않아서 본격적으로 석굴암이 보이는 여기 계단까지 평범한 속도로 걸어서 20분 걸린다. 내가 아무리 산을 타고 왔다지만 속도가 그렇게 느린 건 아니었는데 그냥 절대적인 거리가 가깝지는 않다. 그나마 길이 잘 되어있고 내리막이라 좀 낫다 했더니 계단이 나오네...

 

 

 

계단을 올라가면 이렇게 건물이 지어져있는데, 석굴암 전실 앞으로 유리벽을 세우고 그 앞으로 새로 건물을 지어두었다. 본존불이 있는 석굴암 뒷부분은 천장이 원형이라는데 밖에서는 건물밖에 안 보이고 내부는 촬영금지다. 석굴암이 훼손될까봐 내부에 못 들어가고 유리벽을 친 건 이해가 가는데 사진은 왜 못 찍게 하는건가 아쉽다.

 

 

내가 갔을 때는 딱 예불보는 시간이어서 석굴암 홈페이지에 있는 사진처럼 스님과 원래 석굴암 다니시는 보살님들이 몇 분 안에 계셨다. 저기 안에 들어갈 정도면 불국사를 열심히 다니는 신도여야겠지...? 좀 부럽군. 어려서 수학여행으로 왔었을 때는 석굴암 유리벽이 엄청나게 컸었던 기억이 있는데 어려서 그랬는지 다시 오니 생각보다 좁더라. 

 

 

사진을 찍을 수가 없으니 내부 평면도를 한 장 찍어왔다. 실제로 가서 보면 유리벽에 막혀서 내부는 본존불과 인왕상을 제외하고는 거의 안 보인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래저래 생겼다는데 뭐 잘 보이지도 않고 본다고 알아보겠냐 싶기도 하고.

 

솔직히 경주에 십몇년만에 왔으니 들린거지 솔직히 입장료가 좀 아깝긴 하다. 요새는 입장료 없다니까 좀 낫긴 하지만 불자가 아니고 한번 와 봤다면 굳이 다시 들릴만하지는 않다. 차라리 불국사 박물관을 보는 게 더 나을 듯. 

 

 

석굴암 건물 앞에서 경주 시내를 내려다보니 경치가 대단하다.지금은 길이 깔려있는데도 이렇게 힘든데 옛날에는 여기까지 올라오려면 진짜 불심으로 올라와야했겠다.

 

 

석굴암에서 올라온 반대방향으로 내려오면 수광전이라는 건물이 있는데, 종무소 겸 휴게소라던데 부처님도 계신다. 대체 뭐지. 힘들기도 하고 버스를 이번에도 놓칠 순 없어서 들어가진 않고 밖에서 인사만 하고 내려왔다. 이 옆에 매점도 있긴 한데 물이나 아이스크림, 염주 같은 걸 팔고 가격은 꽤 비쌌다.

 

 

석굴암 일주문에서 좀 내려오면 계단이 있고, 그 밑으로 석굴암 주차장이 크게 있다. 소형차는 2,000원 / 대형차는 4,000원이라더라. 저 멀리 버스정류장이 보이네.

 

일단 정류장 가서 시간체크를 하고 앉아있자 싶어서 정류장에 갔더니 아직 차 시간이 20분쯤 남았다. 석굴암 일주문서부터 석굴암 구경 다 하고 버스정류장 오는데 35분쯤 걸린 듯. 석굴암에서는 불국사 가는 버스밖에 없어서 일단 이걸 타고 불국사에 간 다음 거기서 시내 가는 버스로 또 갈아타야한다.

 

 

차시간이 아직 많이 남았는데 정류장은 덥고 목도 타고 핸드폰 배터리는 5%고 해서 석굴암 쉼터라는 휴게소에 들렸다. 일주문을 나와서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옆으로 내려가는 길에 차와 음료, 각종 기념품을 팔고있다는 간판이 붙어있는데 솔직히 관광지인 산 휴게소면 어마무시한 가격이겠지. 하지만 버스 시간이 꽤 남았고 근처에 아무것도 없으니 선택지가 없다. 

 

 

 

 

의외로 메뉴가 굉장히 다양하다. 계란과 핫바, 각종 전통과자에 생수, 각종 음료들까지. 카페도 운영하고 있는데 위치가 위치인지라 가격은 스타벅스 수준이긴 하다. 커피를 마실까 하다가 자비없는 가격과 이 컨디션에 커피 마시면 너무 흡수가 빠를 것 같아서 생수만 한 병 샀다. 아이시스 500ml가 천원이더라. 

 

 

카운터 반대편으로는 이렇게 그림이나 원목도마, 원목 주방도구들도 판매를 해서 자리가 꽤 넓다. 외국인들은 바깥 파라솔에 많이 앉던데 나는 에어컨 빵빵한 실내에 앉아서 좀 쉬었다.

 

핸드폰 배터리가 간당간당한데 보조배터리도 안가져와서 망했다 싶었는데 휴게소에 콘센트가 있어서 고속충전기를 꽂아놓고 시원한 물 마시며 앉아있으니 이제야 좀 살 것 같네. 딱 15분쯤 가만히 충전하니 배터리가 30%대까지 올라와서 밥먹을때까지는 버티겠다 싶었다.

 

 

이제 폰 충전도 좀 했겠다 버스 오기 전에 정류장으로 나왔다. 가는 길에 관광용 망원경이 있는데, 이렇게 전망 안내도가 있어서 굳이 망원경을 안 쓰고도 대충 볼 수 있다. 어린 아이들은 망원경으로 보면서 좋아하긴 하더라. 뭐 별로 비싼 것도 아니고 분위기 내기엔 괜찮겠다.

 

 

조금 전망 구경을 하고 또 버스를 놓칠까봐 그냥 버스 정류장에 앉아서 기다렸다. 11시 출발하는 버스가 10시 57분쯤에 왔으니 미리 와 있길 잘했네.

 

조금 기다렸다가 칼같이 11시에 출발하는데, 와 내려가는 길이 구불구불한데도 경사가 장난이 아니다. 버스 타고도 멀미나는 이 길을 내 발로 걸어왔다고...? 여행 와서 고행을 했네.

 

 

석굴암에서 12번 버스를 타고 불국사에 내리면 여기다. 양쪽으로 버스 정류장이 있어서 어느쪽에서 타야하는 지 좀 헷갈리더라. 나는 일단 자전거를 성동시장에 세워뒀으니 성동시장이나 경주역(폐역)에서 내리면 되길래 아까 왔을 때 탔던 10번 버스를 타기로 했다. 남의 동네에서 버스 타려니 엄청 헷갈리네. 이제 자전거 찾아서 밥 먹으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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