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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합정 맛집 나일롱부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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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정 맛집 나일롱부엌 후기



친구와 급 번개로 만나서 그 전부터 가보자고 벼르던 맛집을 갔다. 바로 나일롱부엌. 튀긴 함박스테이크를 메인으로 하는 곳인데, 워낙 매장이 작고 웨이팅이 길기로 유명해서 단단히 각오를 하고 갔다.


합정역에서 내려서 도보 5-10분정도, 양화대교 방면으로 걸어가다 우회전하면 있다. 매장이 워낙 작아서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오픈시간에 맞춰가는 게 아니라면 저 멀리서부터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이니 바로 알 수 있다.



큰 건물을 여러 가게가 나눠서 쓰고 있다. 그림에 나오는 목조주택 같은 외형.



나일롱부엌


Address : 서울특별시 합정동 합정동 393-20번지 1층 2호

Opening Hour : 11:00 – 15:00 / 17:00 – 21:00, LO 14:30 / 20:30, 매주 일요일, 셋째주 월요일 휴무 

Web Site : https://www.instagram.com/nylon_kitchen

Google Maps : https://goo.gl/maps/HQugnJ8mpuZ9dYmm9




문 바로 옆에, 딱 하나 있는 창가자리. 선반 위에 메뉴판과 대기자 리스트가 있다. 웨이팅 리스트 작성할 때 메뉴도 같이 적어야 하니, 미리 메뉴를 스캔해보고 가는 걸 추천한다.



대표메뉴인 함박카츠. 기본 데미그라스 소스 버전 외에 카레 소스와 로제소스버전이 있고, 치즈가 들어간 것과 고구마가 들어간 것으로 나뉜다. 치킨스튜도 크림소스와 카레 두 가지 버전이 있고, 음료는 뭐 무난한 정도.


우리는 함박카츠 중 하나, 치킨 스튜 중 하나를 시키자 하고 갔던지라, 수란 로제 함박 카츠와 치킨 크림 스튜를 시켰다. 모든 메뉴에는 밥과 샐러드가 제공되고, 리필도 가능.



내부 좌석이 몇 개 안 된다고 하더니, 웨이팅이 길긴 길다. 2인 이상 좌석은 더 오래 대기하는 듯. 우리는 1시 조금 넘어서 도착해서, 처음 갔을 때 대기 4-5번째였는데, 40분정도 기다렸다. 기다리는 중에 2시 약간 못 되어 재료소진 알림이 걸렸다. 2시 전후로 재료소진이 되는 듯 하니, 너무 늦게 도착한다면 못 먹는다.


바람이 나름 쌀쌀해졌고, 주위에 아무것도 없어서 정말 길바닥에서 일행과 기다려야 하는 게 좀 단점이다. 의자도 없어서 다들 옹기종기 모여서 이야기 하는 수준. 더 추워지면 웨이팅은 무리겠다.


40분쯤 기다렸다가 드디어 우리 차례가 왔다. 안에 자리가 꽤 비어있더만 일단 입장시켜주면 안 되었을까요.



매장 내부는 이런 분위기. 정말 어디 시골에 있을 (물론 우리나라 말고) 목조주택 느낌이 난다. 인기좌석인 창가는 예쁘기는 한데, 창문이 그냥 생 유리라 다 들여다보이고, 밖도 잘 보인다. 웨이팅하는 사람들에게 관찰당하고, 또 관찰하게 되는 자리라 별로 앉고싶지는 않더라.


물과 수저, 냅킨 등등은 셀프. 알아서 가져다 셋팅하면 된다. 총 좌석이 10-12석 내외인 작은 가게고, 주방에도 2명뿐이라 대부분이 셀프시스템인 듯 하다. 가운데를 비우고 벽을 보고 앉는 좌석이 빙 둘러져있다. 그래서 회전율이 좋지 않은 듯.


미리 웨이팅리스트 적을 때 메뉴를 적어서, 음식은 꽤 빨리 나오는 편이다. 우리가 시킨 음식도 금방 나옴.



수란 로제 함박 카츠. 12,900원. 따듯한 질그릇에 메인 요리가 나오고, 밥과 샐러드, 단무지와 피클, 디저트가 곁들여 나온다. 



수란과 감자샐러드, 치즈가 든 함박카츠, 브로콜리와 버섯 등 야채. 밑에는 파스타 몇 가닥도 들어있다. 로제소스는 토마토 맛이 약간 강하고, 살짝 매콤한 타입이라 덜 느끼하다. 감자샐러드가 나오는 게 좋았음. 함박카츠를 단단한 질감의 럭비공 모양인데, 안에 치즈가 들어있어서 고기 비중은 높지 않은 편이다. 썰기 불편하고, 나눠먹기에는 비주얼이 좀 별로가 된다는 단점이 있다.


기본적인 수란 – 야채 – 로제소스 조합이 잘 맞고, 바삭바삭 단단한 함박카츠가 어우려져서 꽤 기대 이상의 맛이다. 사실 저 조합이 맛없기도 쉽지 않지만. 밥과 먹어도 맛있고, 감자 샐러드와 먹어도 맛있다.



그리고 친구가 받은 치킨 크림 스튜. 10,500원이다. 살짝 오목한 넓은 접시에 크림스튜가 나오고, 그 위에 크리스피하게 구운 치킨 소테가 올라간 타입. 나는 닭고기를 썰어 넣은 스튜를 생각했는데, 이 쪽이 더 손이 많이 가고 당연히 더 맛있다. 삶은 계란 모양의 소금 / 후추통이 같이 나와서 간을 더 해 먹을 수 있는 구조.


튀긴건지 구운건지 잘 모르겠는(아마 튀긴 거 같음) 닭고기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크림 스튜와 함께 먹는다. 크림소스 비슷한 묽은 농도의 크림소스가 골고루 입혀지는데, 농도때문인지 닭고기의 맛이 강조되는 편이다. ‘치킨’ 크림 스튜. 확실하게 닭고기 맛이 강조되어서 메인메뉴로 손색이 없었다.


특히 스튜에 같이 나오는 알감자가 일품이다. 맛이 없을 수 없는 크림소스+감자이긴 하다만, 그래도 맛있다. 밥과 함께 먹기에도 나쁘지 않다. 크림소스는 약간 가루 스프 비슷한 맛이 나니, 집에서도 만들기 어렵지 않을 듯. 야채 소테하고 오뚜기 크림수프 좀 넣고 끓이다 닭다리 정육 구워 올리면 재현율 80% 정도 될 듯 하네.


둘 다 단무지와 피클은 안 먹게 되는 간이다. 로제 함박카츠는 매콤해서, 크림스튜는 느끼하지 않아서인듯. 대신 참깨소스를 뿌린 양배추 샐러드는 둘 다 리필해서 먹었다. 집에서 양배추칼로 썬 양배추는 이렇게 얇게 안 되거든. 밥도 리필이 되니, 남은 소스에 비벼먹어도 좋겠다.


이 집의 시그니처 중 하나인 디저트. 홈런볼에 화이트 초콜릿을 입히고 콩가루를 뿌린 꼬치다. 사람들이 하도 맛있다고 하던데, 맛은 사실 그냥 그렇다. 홈런볼+화이트 초콜릿 맛. 



수란 로제 함박카츠가 12,900원, 치킨 크림 스튜가 10,500원으로 두 가지 해서 총 23,400원 나왔다. 만족스러운 식사긴 했지만 가격이 꽤 높은 편이다. 함박카츠는 워낙 만드는 품이 많이 가서 가격이 그런 것 같고, 치킨 스튜도 가격을 감안해서 다양한 재료가 사용된 편. 


하지만 최소 30분 정도의 웨이팅, 벽을 보고 앉는 좌석 배치, 종합적인 맛을 볼 때 가격이 높은 편인 건 사실이다. 납득이 가는 가격 책정이라고 해서 안 비싼 건 아니니까. 재방문 의사는 없다만, 한 번쯤 가보기에 나쁘지 않다. 안 가본 사람들에게 한 번 가보라고 추천할 만 한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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