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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후쿠오카

1일차 유후인 - 13. 오야도 사쿠라테이 (4) : 석식 가이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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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오카 3박4일 효도여행 1일차 유후인 - 13. 료칸 오야도 사쿠라테이 (4) : 저녁은 가이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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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3박4일 1일차 유후인 - 12. 료칸 오야도 사쿠라테이 (3) : 개인 노천탕과 대절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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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절탕 키를 반납하러 카운터로 왔다. 저녁 식사시간이 다 되어가니 주방이 분주하네.

 

 

카운터 양 옆으로 이렇게 벽으로 분리된 룸이 여러개 있는데, 여기가 식사를 하는 곳이다. 역시 방 별로 칸이 나뉘어져 있다. 다만 천장은 다 뚫려 있어서 옆방 소리가 다 들린다.

 

 

방마다 정해진 칸이 있다. 이렇게 방 이름이 명패에 새겨져 있는데, 뭐 직원 안내 받고 들어가다보니 큰 의미는 없다.

 

 

기본 셋팅은 이렇게. 수저와 전골요리, 전채는 미리 세팅되어있다.

 

 

오늘의 요리. 이렇게 요리 이름 써 주는 게 좋다. 전채부터 회, 나베, 찜요리 구이, 나베, 튀김, 밥과 기타등등으로 이어지는 가이세키. 한번에 차려주지 않고 눈치껏 다 먹으면 다음 코스를 가져다준다. 물론 칸마다 인터폰이 있어서 요청해도 되고.

 

 

음료 메뉴판. 친절하게 한국어 메뉴를 넣어 주었다. 가격은 료칸인 걸 감안하면 그렇게 비싸지는 않은 듯. 소주를 마실까 하다가 엄마가 그만 마시라고 해서 시키지는 않았다. 왜냐면 객실에 맥주도 있고 살구주도 있거든요.

 

 

전채 4종. 위부터 오른쪽으로 山芋豆腐 / 焼き茄子 / 春菊お浸し / 南蛮漬け.

 

 

焼き茄子 구운 가지위에 달고 짭짤한 소스를 뿌리고 가츠오부시와 쪽파를 올렸다. 말캉하게 구워진 가지와 달달 짭쪼름한 소스의 맛. 가츠오부시가 올라가서 일식 느낌이 강하다.

 

 

春菊お浸し쑥갓나물. 히다시와 나물은 좀 느낌이 다르긴 한데... 시원한 쯔유에 팽이버섯과 쑥갓, 연어알이 올라갔다. 시원하게 후루룩 먹기 좋다. 개인적으로는 쑥갓을 안 좋아하지만. 

 

 

南蛮漬け남만즈케. 흰살 생선튀김에 돈부리처럼 야채가 들어간 간장 소스를 얹었다.따끈하지 않은 점이 조금 아쉽지만, 단체 식사 중 전채정도야 미리 다 준비해놓는 거니 어쩔 수 없지.

 

 

山芋豆腐 산마두부. 마 알러지는 없지만 그닥 좋아하지도 않는다. 이름이 두부래서 어떻게 만든거지 싶었는데, 그냥 토막으로 썬 것 같다. 마 특유의 끈적거림이 적어서 괜찮았다. 묽은 수프는 간보다는 가츠오부시 향을 내는 용이고, 위에 올라간 와사비의 톡 쏘는 맛으로 간을 한 듯.

 

 

전채 접시를 가져가면서 나베에 불을 붙여준다. 1인 1냄비. 커 보이지만 깊이가 굉장히 얕다.

 

 

안에는 생선회와 야채. 지금부터 끓이다 이따가 먹는다.

 

 

그 다음으로 생선회. 鯛도미 間八칸파치 湯布院サーモン유후인 연어 이렇게 3종류다. 도미를 집어먹은 다음에 사진을 찍어버렸네. 칸파치만 두 점이고 나머지는 한 점씩, 맛보기만 할 정도다. 뭐 다 아는 맛이니까. 기분만 내는 거지.

 

 

그릇이 예쁘다. 계란찜일까?

 

 

짜잔 밤이었습니다! 栗道明寺蒸し 밤 도묘지무시. 밤 찹쌀찜이다. 위는 새우.

 

 

도묘지무시는 처음 먹어본다. 알갱이가 살아있는 찹쌀가루를 道明寺粉도묘지코 라고 하는데, 모찌 만드는데 사용하는 찹쌀가루다. 여기에 밤 가루를 섞어서 찐 후 전분기가 있는 간장 맛 소스를 뿌린 것. 굉장히 이국적인 맛이다. 이게 무슨 맛이지? 싶다가 음 밤 맛이 난다 <- 이런 느낌.

 

 

구이류. 鰆味噌柚庵焼き 삼치 미소유안야끼와 生ハムチーズ巻き생햄 치즈말이, 銀杏은행 구이와 菊花株 순무피클. 간장 / 사케 / 미림을 섞어 만든 소스에 생선을 재웠다가 굽는 것을 幽庵焼き유안야끼라고 하는데, 여기에 유자나 카보스가 추가로 들어가면 柚庵やき유안야끼가 된다. 이번에 나온 삼치는 여기에 백된장을 추가해서 재웠다가 구운 味噌柚庵焼. 된장양념구이라고 하면 될까.

 

껍질 부분의 기름이 고소하게 올라온 삼치에 짭짜름한 밑간이 잘 어울린다. 촉촉하게 구워서 부드러움도 살아있고. 생햄은 기름기가 거의 없어서 속에 든 크림치즈의 새콤한 맛이 살아있다. 술안주 느낌. 은행이야 뭐 다 아는 그 맛. 단풍잎과 함께 계절 음식 느낌을 준다. 일본은 11월을 가을로 치나보다. 한국은 겨울로 칠텐데.

 

그리고 먹을때는 별 생각 없었는데, 메뉴설명을 보고 이게 뭔가 했던 菊花株. 菊花かぶ로 검색하니 나왔다. 순무 피클을 국화 모양으로 칼집을 넣은 걸 국화순무라고 한단다. 단풍잎에 가려서 모양이 잘 보이지는 않네. 하지만 먹으면서도 딱히 꽃모양이라는 느낌은 안 들더라.

 

 

나베를 먹을 때가 되어서 温泉卵온센다마고가 나왔다. 노른자는 안 익고 흰자는 탱글탱글한 반숙으로 익었다. 소스처럼 찍어먹거나 덮밥에 올려 비비기에 딱 좋은 농도. 노른자가 65도에 익고 흰자는 60도에 익으니 60~65도, 즉 온천과 비슷한 온도에 익히면 이렇게 흰자는 약간 익고 노른자는 안 익은 계란이 된다.

 

하지만 언제나 이론이 그렇지, 이렇게 익히기가 어렵다. 집에서 여러번 실험해봤는데, 제일 비슷하게 만드려면 실온에 30분 이상 둔 중간 크기 달걀에 끓는 물을 붓고 15분 두면 제일 비스무레하게 나온다. 할 때마다 흰자가 더 익거나 아니면 완전 날 것으로 나오는 등 편차가 너무 큰 게 단점. 온센다마고 만드는 통을 사 올걸. 이번에 가서 사야지 하고 잊어버렸다.

 

 

완성된 전골은 カボス鋼すき焼き카보스 방어 스키야끼. 카보스가 들어간 새콤한 간장소스에 방어와 파 / 양파 / 죽순 / 버섯 등을 익혀서 온센다마고에 찍어 먹는다. 우리나라는 뜨겁고 신 음식이 별로 없다보니 약간 낯선 느낌이 든다. 부드럽게 익은 방어와 야채를 반숙 계란에 찍어 먹으면 밥이 떙긴다. 엄마가 반숙계란을 별로 안 좋아하시고, 스끼야끼도 입맛에 안 맞으신다 하신게 조금 아쉽다. 그래서 내가 다 먹었지만.

 

 

튀김으로는 米茄子揚げ出し. 쌀가루를 입혀 튀긴 가지에 소스를 뿌린 것. 아게다시도후의 가지 버전이다. 그래서 소스는 아게다시도후처럼 가츠오부시 풍미가 있는 새콤한 간장소스. 가느다란 가츠오부시의 촉감도 좋고, 윗부분은 바삭하지만 소스가 닿은 부분은 촉촉한 가지도 맛있다. 뭐든 튀기면 맛있어지긴 하지만, 특히 가지는 맛이 두세배는 업그레이드 된다.

 

 

強肴시이자카나는 大分和牛網焼き오이타산 와규 숯불구이. 부위는 설도였다. 와사비와 스테이크 소스, 소금 이렇게 3종류의 소스가 같이 나온다.

 

 

굽기는 미디엄 레어 정도? 부위가 부위다보니 더 익히면 너무 장조림 같을 것 같다. 엄마는 너무 날것이라고 마음에 안 들어하셨지만. 고기 아래 깔린 양배추+숙주 볶음도 아삭아삭하니 좋았다. 일본은 야채반찬이 너무 적어.

 

 

이제 드디어 밥 차례.

 

밥은 由布院產ひとめぼれ유후인산 히토메보레로 지은 것이고, 국은 滑子赤出汁 버섯이 들어간 된장국. 4종류의 야채절임과 함께 나왔다. 무 / 매실 / 가지 / 갓(?) 이렇게 4종류. 일본은 항상 음식 다 먹고 마무리에 밥과 된장국, 야채절임을 내 주는데, 아니 밥을 줄거면 처음에 주라고. 맛있는 반찬은 밥 없이 다 먹고 마지막에는 단무지에 밥이라니 정말 쌀을 안먹었으니 밥을 좀 먹자는 느낌이다.

 

 

디저트 초콜렛으로 장식한 抹茶大福말차 다이후쿠와 小豆팥앙금, わらび餅와라비모찌. 그리고 부페에서나 나올 것 같이 생긴 무스케이크. 디저트는 매우 별로다. 말차 다이후쿠는 찰떡아이스만도 못하고, 팥앙금도 와라비모찌도 시판 맛. 무스케이크는 보이는 그대로의 맛이고. 차라리 과일을 두 종류 정도 주는 게 나았겠다.

 

이렇게 가이세키를 코스로 먹으니 1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방에서 음식을 쫙 깔아놓고 먹는 게 아니고 일행끼리만 식당에서 코스로 먹으니 료칸 가이세키 느낌은 좀 덜하지만, 방에서 음식 냄새가 안 나고, 자기 페이스대로 안 식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점은 괜찮다.

 

뭐 대부분의 일본 코스 요리가 그렇듯이, 맛이 없는 건 없지만 특별히 맛있는 것도 없는, 보기에 예쁜 음식들이다. 여행와서 기분내기 좋은 그런 식사. 

 

이제 방으로 돌아가서 다시 목욕을 해 볼까. 비싼 료칸에 왔으니 뽕을 뽑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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