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서 강릉 1박2일 2일차 - 14. 테라로사 커피공장 (2) 테라로사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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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구경은 그만 하고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층고가 높은 건물인데다 2층을 거의 발코니석으로만 운영해서 좌석이 많지 않은 편. 둘이 왔다면 메뉴를 얼른 정한 다음에 한 사람은 자리를 맡고, 한 사람은 주문을 하면 되겠다. 이때가 저녁 6시쯤이었던 것 같은데, 이미 1층 자리는 다 차고 2층 발코니석도 다 차서 좀 떨어진 구석자리를 맡았다.
메뉴판. 물론 에스프레소 배리에이션도 있지만 테라로사까지 왔는데 핸드드립을 마셔야지. 겨울에도 아이스를 마시는 편이다보니 일단 트로피컬 아이스티를 하나 시키기로 하고, 핸드드립을 뭘 시킬지 고른다.
산미가 강한건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몇몇개를 빼고, 브라질 칸디도를 먹을까 하다가 코스타리카 까를로스를 먹기로 했다.
베이커리가 드문드문 놓여서 별로 없어보이는데 찍어놓고 보니 다양하다. 가격은 조금 비싼 편인데, 여기서 만드는 건지 납품받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메리카노나 라떼 마실때는 케이크를 시켜먹기도 하는데, 왠지 핸드드립은 티푸드를 안 곁들이게 된다. 집에서는 작은 달다구리를 챙겨놓고 차리는데, 남이 내려주는 핸드드립은 커피만 마시는 게 좋다. 뭐 준다면 거절하지는 않습니다만.
사람들이 워낙 많다보니 주문을 하려면 번호표를 뽑아야한다. 얼른 대기표를 뽑았는데도 앞에 9명이 있단다. 카운터 위에 번호가 뜨고, 순서가 지나가면 다시 뽑아야하니 지키고 서 있다가 주문을 한다.
핸드드립 코스타리카 카를로스 한 잔, 트로피컬 아이스티 한 잔. 핸드드립은 6,000원, 아이스티는 5,500원이라 11,500원이다. 관광지인 걸 감안하면 음료 가격은 그렇게 비싸지 않다.
보통 카페들은 카운터와 주방이 붙어있는데, 테라로사는 워낙 주문량이 많아서 동선을 위해서인지 주방이 아예 따로 분리되어있다. 여기서 기다리다가 진동벨이 울리면 음료를 받아가면 되고, 뚜껑이나 물 등은 다 셀프.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이 다 준비되어 있는 점이 좋다.
1층에서 2층 발코니로 이어지는 좌석 겸 계단을 올라오면 안쪽에 조금 따로 떨어진 좌석들이 있다. 발코니 쪽에 앉고 싶었는데 자리가 없어서 이쪽으로 들어왔지만, 나름 아늑한 분위기다. 단점은.... 우리 빼고 다 커플임. 알고보니 커플석이었나.
진동벨이 울려서 얼른 음료를 받아왔다. 코스타리카 카를로스 핸드드립과 트로피컬 아이스티. 핸드드립이다보니 컵도 예쁜 커피잔에 나온다. 아이스티는 사진으로는 그다지 크지 않아보이는데 컵 지름이 꽤 커서 양이 많은 편이다. 뭐 얼음 빼면 그럭저럭이겠지만.
커피가 식기 전에 한 모금. 메뉴판에는 라즈베리, 건포도, 아몬드, 버터스카치 풍미라고 써 있던데, 전체적인 맛은 산미가 우세하다. 그렇다고 많이 강렬한 편은 아니고, 순하게 신 맛이 난다. 가볍게 마실 수 있는 타입이라 원두의 고소한 맛은 적은 편인데, 오히려 그래서 더 부담없게 마실 수 있다. 저녁에 마신 것이었으니 나름 원두를 잘 고른 셈.
트로피컬 아이스티는 상큼한고 달달한 맛을 기대했는데, 기대보다 더 정통 아이스'티'였다. 홍차 베이스가 강하고, 많이 달지 않으면서 과일 향이 깔리는 정도. 트로피컬이라지만 망고 향이 가장 강하고, 시원한 가향 홍차에 시럽을 한 펌프 정도 넣은 맛이다. 아이들에게 시켜주기에는 너무 어른의 맛이고, 평소에 홍차를 좋아한다면 마음에 들어할 맛이다.
커피 마시고 조금 쉬다보니 벌써 해가 다 졌다. 이제 슬슬 서울로 올라갈 차례. 서울은 비가 많이 온다는데 강릉은 아직 비가 오진 않았다. 고속도로에서 막히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어떨지. 일단 커피를 얼른 사고 슬슬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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