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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전시, 영화, 공연 후기

영자원 <하늘을 걷는 남자 3D>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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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 발굴, 복원 그리고 초기영화로의 초대, <하늘을 걷는 남자 3D> 후기

 

 

 

이 영화를 보게 된 데에는 아주 기나긴 슬픈 사연이 있다... 원래 보려던 건 이 전날 하던 히치콕 영화 <다이얼 M을 돌려라>였는데, 무려 예매를 까먹고 있다가 그 다음 날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일단은 <하늘을 걷는 남자> G9, G10번 자리를 잡아놓았는고 어찌저찌 <다이얼 M을 돌려라>도일단 잡은 다음 옮겨서 중블 자리를 잡았는데, 같이 영화보러 다니는 친구가 금요일에는 일이 있다고 해서 친구 몫으로 예매한 <하늘을 걷는 남자> G9번 자리는 미리 취소를 해 두었다. 

 

그리고 <다이얼 M을 돌려라> 두 번째 상영일인 목요일 전전날쯤부터 태풍 카눈이 그렇게 세다는 말이 계속 나오기 시작했고... 무려 영화가 끝날 시간에 딱 서울에 상륙한다고 해서 눈물을 머금고 <다이얼 M을 돌려라>는 취소를 했다. 카눈 영향으로 금요일 약속이 취소된 친구가 대신 내일 너 그 보자던 영화 볼까? 해서 이제는 <하늘을 걷는 남자> 한 자리를 추가로 잡아야 하게 생겼다. 

 

당연히 좋은 자리는 이미 거의 다 나간 상황이니 일단은 거의 뒷부분 사이드블럭 자리를 잡은 다음, 중간중간 괜찮은 자리가 나면 옮겨가는 식으로 자리 업그레이드를 열심히했다. 처음 시작은 K열이었는데 C열 중간, H열 중블 복도석을 거쳐 내 자리와 한 칸 떨어진 G12번 자리를 잡아 만족했는데, 상영 두시간쯤 전인가 내가 처음 취소했던 G9번 자리가 취소되었길래 냉큼 변경했다. 처음부터 취소하지 않았으면 간편했을텐데 다른 사람들 얼른 좋은 자리 잡으시라고 일찍 취소했다가 이래저래 우여곡절을 다 겪고 다시 내 손에 들어왔네.

 

 

잼버리 콘서트가 있으니 일찍 오라고 문자까지 보내줬는데 밥먹고 왔더니 살짝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다. 화장실 갔다가 충전기 꽂아놓고 안경 받아 들어오니 사람들이 꽤 들어왔네. 이날도 3D 상영이라 입구에서 큐알코드를 찍으면 3D 안경을 주는데, 불량일 수도 있으니 미리 체크할 수 있게 테스트용 화면이 띄워져 있었다.

 

 

G10번 자리. 뭐 매번 앉던 자리라 크게 달라진 건 없다. 지난번 키스미 케이트도 이쯤 앉았어서... 우산이 있어서 그거 내려놨더니 좀 좁긴 했는데 비가 많이 온 건 아니라 그렇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우산꽂이 놓기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다들 우산을 들고 들어오니 애매하긴 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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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안경 체크. 사실 안경 상태는 고만고만해서 입구에서 얼마나 잘 닦아오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알콜 스왑이나 소독 물티슈로 전체적으로 한번 닦고 안경닦이로 테두리 경계를 잘 닦아주면 끝. 그래도 안경쟁이는 어쩔 수 없이 불편하긴 한데 이거 보자고 렌즈 끼긴 좀 그렇다. 

 

입장 할 때 안경을 나눠주면서 들어가서는 핸드폰을 꺼 달라고 말씀하시는데 지난번 키스미 케이트때도 그렇고 3D안경 덕분인지 폰딧불이가 한 명도 없었다.3D 안경을 쓰고서는 폰이 잘 안 보이니까 안경 쓴 채로는 화면과 핸드폰 왔다갔다가 안 되어서 그런 것도 있을 듯. 약간 쫄리는 장면들에서는 다들 오오오오 하는 느낌도 있어서 재밌게 잘 봤다.

 

 

영화 자체는 음... 이거 2015년 영화인데 일단 CG가 좀 별로다. 3D인 걸 감안하고서라도 그린스크린 티가 굉장히 많이 나고, 영화 소재가 고공줄타기인만큼 CG장면이 많아서 아무리 조셉 고든 레빗이 연기를 잘해도 어쩔 수 없이 어색한 느낌을 감출 수가 없다. 게다가 실화라지만 이 필립이라는 곡예사가 워낙 미친놈 도전정신이 투철하다보니 왜 저렇게까지 높은 곳에서 줄타기를 하겠다는 건지 전혀 공감이 안된다. 차라리 픽션이었으면 개연성을 만들어넣기라도 하지 실존인물을 넣어버리니 왜저래;;; 소리가 절로 나온다. 

 

그리고 소재. 영화의 중심 사건은 쌍둥이빌딩 사이에서 고공줄다리기를 하는 거지만, 초반에 나오는 일반적인 서커스나 곡예사들이 하는 줄타기를 보면 뭐 저런걸 가지고 오버냐;;; 싶은 것도 있다. 그야 우리나라 줄타기는 그 길다란 작대기 안 들고서도 줄 위에서 온갖 재주를 부린다고요? 가서 <왕의 남자> 보고 와라. 거 양놈들 줄타기는 노잼이구만... 하는 꼰대감성이 절로 나오게 된다. 

 

 

처음에 필립이 쌍둥이 빌등을 배경으로 삼아서 회고식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쌍둥이 빌딩 꼭대기도 아니고 굳이 CG 티나게 저기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나는 뉴욕 뷰를 봤으니까 그러려니 하긴 하는데... 아 그리고 조셉 고든 래빗 불란서계인가? 갑자기 불어로 넘어가서 놀랐다.

 

뭐 어려서부터 줄타기를 하고싶어서 집 정원에서 줄타기 연습을 했고 집에서 쫓겨나서 파리로 왔고 세계에서 제일 높은 빌딩이 쌍둥이 빌딩으로 생긴다는 기사를 보고 나서 거기서 줄타기를 하겠다는 야망이 생겼다...인데.이런 설명장면 없이 그냥 쭉 스토리로 잇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 그러면 너무 길어지나? 지금도 충분히 길긴 한데.

 

 

파리로 상경한 필립은 길거리 공연을 해서 이목을 끄는데, 야 너는 상도덕없이 옆에서 버스킹하고있는데 곡예판을 까냐... 남의 영업 방해 징하게 해놓고 와인 산다고 가서 쌍둥이빌딩에서 줄타기를 할거라는 저런 허무맹랑한 멘트로 여자를 꼬시다니. 얼굴이 조셉 고든 래빗이라 가능한 설정이야 뭐야.

 

 

뭐 어쨌든 꿈을 위해 열심히 연습을 하긴 한다. 서커스 단장에게 돈 주고 줄 매는 방법도 배우고, 친구와 노틀담 성당에 몰래 줄 매서 줄타기도 하고. 저정도면 높이가 좀 높아서 그렇지 길이가 그렇게 길진 않지 않나? 노틀담 성당 건물을 보니 지난번에 불 났던 건 다 고쳤나 모르겠다 하는 생각이 들던 걸 보면 어지간히 재미없었나보다.

 

 

쌍둥이 빌딩이 슬슬 완공되어간다는 소식을 듣고 드디어 필립은 미국으로 건너간다. 애니와 다른 친구들 말고 미국 현지 친구들의 도움도 받아서 공사중인 쌍둥이빌딩에 들락날락거리면서 정보 수집도 하고, 줄 매달 계획도 세운다. 아니 공사장인데 저렇게 대충 얼렁뚱땅 출입이 가능하다고? 싶긴 하지만 뭐 1970년대면 옛날이니까... 그나마 무전기 구하러 가서 불어로 말하는데 다 알아듣던 가게 사람을 끌어들인 게 좀 웃겼다.

 

 

 

처음 쌍둥이빌딩 꼭대기에 올라가서 뒤어나온 철근을 밟고 아래를 내려다보는 이 장면이 정말 아찔한데, 진짜 저놈 미친거아니야 소리가 절로 나온다. 3D라 진짜아슬아슬하게 보이는데 아니 아무리 위험센서가 부족해도 저 110층짜리 건물에 올라가서 저 밑을 보면서도 줄을 걸고 싶을까...아니다 저런 사람은 나같은 정상인은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거다. 이해하려고 들면 안 됨.

 

 

 

줄 설치하는 게 가장 큰 일인데 중간에 섭외한 미국 애들은 도망가고 어찌저찌 해가 뜨기 전에 줄을 다 설치하긴 한다. 중간에 고소공포증 있는 수학자인지 수학선생인지인 친구와 철근에 매달려 있던 씬이 임팩트있었는데 짤을 못 찾겠네. 하여튼 줄이 안전하게 설치가 되었으니 줄을 탈 차례다. 장대가 평형을 잡아주는 걸텐데 높이가 높아서 장대가 긴가? 저렇게 긴 장다면 균형잡기가 더 어려울텐데 신기하다.

 

 

 

당연히 왠 미친놈이 공사중인 건물에 줄 매놓고 걷고있으니 경찰이 오는데... 이 장면이 진짜 또라이같았다. 아니 경찰에 잡힐 것 같으니 돌아가는 건 그렇다치고 눕긴 거기 왜 누워... 걸어서 왔다갔다하는 것보다 이게 더 떨어지기 쉽지 않을까? 일단 눕고 일어날 때 균형잡기도 힘들고 줄에 더 많이 닿아있으니 무게중심 맞추기도 힘들거고 바람도 부는데... 진짜 성공했으니까 영화가 된 거지 죽었으면 그냥 또라이 1 되고 끝났을텐데. 

 

 

그래도 뭐 자발적으로 내려와서 유명세를 얻긴 했다. 체포된 것도 다 잘 해결되고 공범들이 모여서 회식을 하더니, 밥 다 먹고 나와서 무역센터 빌딩을 보고 좀 오글거린다. 필립 덕분에 쌍둥이 빌딩이 덜 흉물스럽게 느껴진다거나... 뭐 그런 대사. 이건 실제 사건에서 가져왔을 수도 있으니 그렇다 치고, 애니가 필립에게 한 말이 가관인데 무려 '필립이 쌍둥이 빌딩에 영혼을 불어넣었다'. 음.....서양인들은 자연을 지배하고 이용하고자 하는 관념이 기본 베이스라는 소리는 들었다만 이렇게까지...? 아니 것보다 앞에서 필립은 타워와 뉴욕이 나를 받아줘서 줄을 탄다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 뭐 이러지 않았니...? 엄청나게 오만한 대사였다.

 

 

그래서 필립은 쌍둥이 빌딩 옥상 평생 출입권을 얻었답니다.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이 다 있구나 외에 감상이 없네. 

 

 

애니는 그냥 여자친구역으로 나오기에는 너무 아까운 예술가인데? 노래도 하고 마임도 하고 얼굴도 예쁘고. 그런데 남자친구가 쌍둥이 빌딩에서 줄탄다고 하니까 같이 와주는데 딱히 미국 와서 한 것도 없잖아 그냥 새벽에 줄 잘 치는지 1층에서 어두운 뉴욕 밤거리를 걸어다니면서 기다리기 정도? 그냥 파리에서 계속 길거리 공연 하는 게 커리어에는 더 나았을텐데. 그렇다고 둘이 결혼한 것도 아니고 쌍둥이 빌딩 줄 탄 다음 애니는 파리로 돌아가는데. 필립이 지 내조 받은 만큼 따라다니면서 애니 내조 해주는 놈도 아니고. 

 

 

오른쪽 친구가 그 고소공포증 있고 영어 못하고 수학 잘하는 친구인데... 실제로 고생은 얘가 다 한 것 같다. 승질내는 것도 받아줘 고소공포증인데 철근에 매달려있어 줄도 묶어줘 같이 체포도 당해... 니가 정말 제일 고생했다. 

 

제목이 <하늘을 걷는 남자>인데 원제인 <The Walk>가 낫다. 스토리가... 진짜 펠리페 페팃이라는 사람도 있고 실화배경이니까 그렇구나 하지 처음부터 끝까지 픽션이라면 뭐 스토리를 이렇게 쓰냐 싶은 영화다. 심지어 CG도 엄청 티나는 편이라 딱히 쫄리는 느낌도 덜 들고... 좀 리얼한 느낌은 3D효과때문이라 극장에서 보는 게 아니라면 굳이 볼 일이 있나 싶다. 하지만 이걸 돈 주고 봤다면 분명 돈이 아까웠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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