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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전시, 영화, 공연 후기

영자원 <데이지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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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KOFA 발굴, 복원 그리고 초기영화로의 초대, <데이지즈> 후기

 

 

 

<데이지즈>를 왜 보려고 했더라... 아마 개쩌는 페미영화라고 해서 예매했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최신영화보다는 고전영화를 더 많이 걸게되는 영자원 프로그램 상 흔하지 않은 여성주연영화! 심지어 영화도 76분밖에 안된다! 하면서 신나서 예매했던 것 같다. 이런 영화인줄은 몰랐죠...

 

영자원 예매 관련 포스팅은 여기 -> 한국영상자료원 온라인 예매, 좌석변경, 예매취소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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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6번, 7번 자리. 지난번에 사랑은 비를 타고를 H열에서 봤는데 한 칸만 더 앞아면 좋겠다 싶어서 G열에 앉았다. H열보다는 스크린이 크고 살짝 올려다보는 정도라 나는 좋았는데, 친구는 H열이 더 낫단다. 사실 큰 차이는 없어서 아예 앞인 것만 아니라면 취향인 1관 자리와 비슷하게 앉으면 얼추 맞을 듯?

 

이날... 사람이 그렇게 적은 건 아니었는데 굉장히 조용하고... 상대적 머글감이 엄청났다. 시네필들이 많이 왔나...? 관크 없는 건 좋았는데 영화가 어려워서 자꾸 딴생각을 하게 되더라고. 구조가 서사형이 아니고 이미지가 나열되는 식으로 전개되는데 초현실적이고 철학적인 느낌이라 76분짜리 영화인데 3시간쯤 본 느낌? 결국 중간에는 졸려서 비몽사몽한 상태로 봤다. 

 

 

Věra Chytilová의 1966년 영화 SEDMIKRÁSKY. 제목 발음을 어떻게 하나 찾아봤더니 세드미끄라스키와 비슷한 듯? 영어제목은 <DAISIES>로 나와서 한국 제목도 <데이지즈>다. 감독 이름을 검색하면 어디는 히틸로바라고 하고 어디는 치틸로바라고 하고 심지어 영자원 설명에도 위에 감독명 적는 곳에는 히틸로바 아래 설명에서는 치틸로바다. 체코어 발음을 검색해서 들어보면 히낄로바로 들리니 어느쪽이 맞는지 모르겠네.

 

영자원 프로그램 소개에는 '마리라는 이름을 가진 두 소녀는 일련의 파괴적인 모험을 떠난다. 세상이 모두 썩었다고 생각하는 두 사람은 자신들만을 위해서 살아갈 것을 결심한다. 체코의 뉴웨이브 운동의 이정표로 여겨지는 베라 히틸로바 감독의 대표작이다.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으며, 무정부주의적인 유머가 돋보이는 파괴적이며 떠들썩한 영화로 체코 국립 필름 아카이브에서 디지털 복원하였다. 2022년 칸 클래식에 상영되었던 버전으로 상영된다.' 라고 적혀있는데 음... 설명이 틀린건 아닌데 영화가 너무 충격적이라 직접 봐야 안다. 아트영화라 호불호는 엄청나게 갈릴 듯. 

 

일단... 대사를 못알아듣는 외국어+전환이 빠르고 감각적인 이미지+알수없는 내용이 합쳐지니 좀 졸린편이다. 미장센이 엄청난 영화고, 연출은 좋은데 보기 너무 힘들었다. 애초에 왜 저러는지 무슨 의도로 저런짓을 하는건지 그리고 엔딩은 또 왜 저러는지...? 계속 의문의 연속이었다. 마지막에 '시시한 영화 한 편 외에는 분노할 거리조차 없는 불행한 이들에게 바칩니다' 라는 글이 뜨는데 이 영화 보고 빡치면 불행한 자가 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분노까지는 아닌데 내가 지금 뭐한거지... 하는 느낌이었음. 영자원에서 영화 보고 가장 피폐하게 나온 영화는 <도어즈>였는데 <데이지즈>는 다른 의미로 피폐해져서 나왔네. 아무래도 이 영화는 GV나 코멘터리가 필요합니다.

 

 

영화가 시작하고 타이틀이 나오기까지 장면이 꽤 인상깊은데, 전쟁 중으로 보이는 공습화면이 나오다가 카메라가 돌아가고, 세드미크라스키 라고 영화 제목이 나온다. 마지막도 비슷하게 끝나는 걸 보면 이 영화의 배경이 전쟁 중이거나 전쟁 후 불안정한 시대인가보다.

 

 

검은 머리의 마리1(Jitka Cerhová)과 금발의 마리 2(Ivana Karbanová)는 눈을 뜨고 마치 인형이 움직이듯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움직이는데, 아무도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고 아무도 우리를 이해하지 못해 세상 모든 게 다 나빠지고 있어 모든 것이 나빠진다면 우리도 나빠지는거야! 하더니 갑자기 뺨을 때리고 컬러로 전환된다.

 

 

그리고 그 나빠지겠다는 반항이라고 하는 게 원조교제... 마리 1이 나이든 남자를 꼬셔서 식당에서 데이트를 하면 마리 2가 끼어들어 엄청난 식사를 한 다음 기차역에 일부러 늦게 도착하게 해서 떼어내기도 하고, 나비 집착남을 꼬셔서 나중에는 구질구질하게 굴게 만들거나.

 

 

나도 그래. 마리1은 살찔까봐 잘 안 먹지만 마리2 너라도 잘 먹으니 보기 좋다. 그런데 마리 1이 정말 살찔까봐 안 먹는 것 같지는 않던데... 약간 소개팅에서는 째끔 먹고 집에 와서 양푼비빔밥 해 먹는 재질아닌가? 대부분 마리 1이 늙은 남자를 꼬시고 마리 2가 합석하는 방식이라 늙은 남자들에게 먹히는 캐릭터로 잘 안 먹는 어린 여자애를 민 게 아닐까.

 

 

남자 만나기 말고 마리들은 술집에도 간다. 공연이 잘 보이는 완전 로얄석에 앉길래 술을 시켜먹을 줄 알았는데 맥주 대병 두 개에 잔까지 챙겨왔어. 체코영화라 그런가 필스너 우르켈이다. 와 필스너 우르켈 그렇게 좋아하지도 않는데 먹고싶더라. 저렇게 맥주 꺼내고 리듬타는 모습이 귀여워서 아예 짤을 쪄가지고 왔다.

 

 

자기들이 몰래 가져온 맥주면서 병따개를 내놓아라 빨대를 내놓아라 하는 것도 뻔뻔하고 귀엽다. 아니 그런데 체코는 술이 선불인가? 아니면 술을 가져오자마자 계산하나? 우리나라에서면 저렇게 맥주 가져와도 아 포스에 찍는거 깜빡했나 확인하고 돈 내야할 것 같은데.

 

 

공연중인 댄서가 견제할정도로 열심히 춤추던 마리들은 결국 쫓겨난다. 나가는 와중에도 다른 테이블 술 뺏어먹음. 이 술집 씬들은 다 귀여웠다.

 

 

마리들이 사는 아파트. 잔디 모양 천을 덮어둔 침대에 마리2가 누워있다. 그냥 저러고 자는건가? 했는데 가스를 틀어놓고 죽으려는 거였다. 마리1이 들어와서 가스를 잠그고는 죽을거면 창문을 닫았어야지 하고 비웃는데, 사실 죽으려고 저런 건 아닐걸? 자살하려는 척 하면서 주위 관심을 받으려는 것 같았다. 이때도 그렇고 뒤에서도 그렇고 마리2가 마리1에 비해 유난히 아직 불안정한 청소년같은 모습을 보이더라. 

 

 

체코사람들은 피클통을 그냥 방에 놓고 그냥 씹어먹나요...? 약간 덜 절여서 초록색인 코니숑같은 작은 오이 피클인데 그걸 큰 유리병에 뚜껑도 없이 담아두고 그냥 맨손으로 꺼내서 씹어먹는 게... 원래 유럽인들이 그래서 그러는건지 마리1이 좀 이상한 캐릭터라 저러는 건지 궁금해진다.

 

 

나는 이때까지 마리 두 명이 그냥 같이 사는 친구인 줄 알았는데 이 장면을 보니까 자매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 좀 가져다 달라니까 가지고 와서 눈앞에서 먹더나 스타킹 하나 가지고 저렇게 싸우는게 자매바이브야.

 

 

화장실 씬에서 잠깐 나온 분인데... 그냥 멋있어서 한 장 넣었다. 마리들과 확연하게 대조되는 성인 여성이라 눈에 더 띈 것 같기도 하고. 마리들이 저 여성을 쳐다보는 시선이 굉장히 흥미로운 것을 보는 그런 눈빛이어서 기억에 남는다.

 

 

집에 불을 지르고 구질구질하게 들러붙는 남자의 전화를 배경음으로 삼은 채 여러가지를 먹는다. 오이나 소세지, 바나나를 자르는 장면이 번갈아가면서 연속적으로 나오는데 이거 성적인 상장이잖아? 배경음으로 들리는 애걸하는 전남친 목소리도 그렇고, 이 전인지 후인지 천장과 벽지에 적힌 남자 전화번호들 중 아무거나 골라서 전화하려는 것도 그렇고 마리들에게 남자들이 얼마나 별거아니었는지를 보여줘서 좋았다. 

 

 

마리 둘이 옥수수밭에 숨어서 밭을 갈구는 노인을 지켜보는데, 그 노인은 마리들을 정말 하나도 신경쓰지않는다. 열심히 뻐꾸기 흉내를 내는데도 마리들은 관심을 얻지 못하고, 그렇게 딴 옥수수를 가지고 큰길가로 나왔는데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남자들의 시선을 얻지 못한다.

 

 

마리2는 관심을 받지 못했다는 걸 두려워하고 존재가 증발했다고까지 여긴다. 마리1은 신경끄라면서 우리는 젊고 앞날이 창창하다고 하지만... 과연 언제까지 젊을지...? 물은 왜 여기있을까 강은 왜 여기있을까 같은 철학적인 문답을 하다가 '우리는 존재한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이전 욕조 씬에서 삶과 죽음 같은 걸 논하다가 다른 사람의 관심을 얻지 못자 갑자기 존재의 위협을 느끼게 되는 게 흥미롭다..

 

 

집으로 돌아온 마리들은 둘이 싸우다가 마리2가 마리 1 옷을 자르고 마리 1이 반격으로 팔을 잘라버려서 서로서로 몸을 마구마구 자른다. 버즈가 많아서 약간 피곤하기도 했는데 이 씬때 너무 졸아서 내용이 잘 기억이 안 나네...

 

이러다가 다시 흑백화면으로 전환되어서 어떤 호텔 출입 금지 구역에 들어가는 마리들이 나온다. 음식 나르는 엘리베이터에 숨어들어서 다른 층으로 이동한 마리들은 음식을 찾아 나서는데, 결국 음식이 가득 차려진 연회홀을 발견한다.

 

 

처음에는 소심하게, 티나지않게 손가락으로 찍어먹는 정도였다가 점점 맨손으로 과감하게 집어먹는데, 아예 부페 테이블에서 좌석으로 음식을 옮기고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한다. 음식에 손을 뻗다 유리잔을 넘어트린 이후로 컬러로 전환되는데, 이 다음부터는 아주 자리를 옮겨가며 술과 음식을 먹어치운다. 정말 시선따위에 신경쓰지 않고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는데 꽤나 해방감이 느껴지는 장면이다.

 

 

어느 정도 배가 차고 나서는 서로 케이크를 던지고 놀다가, 패션쇼를 한다고 커튼을 찢어 두르고 테이블 위에 올라가 음식을 밟으면서 놀기 시작한다. 다른 어떤 일탈보다 이 장면에서 마리들이 제일 신나보였다.

 

 

오... 물론 거부감이 들라고 저런 걸 찍은거겠지만 본능적인 거부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봐. 60년대면 우리나라는 밀가루 원조 받을 시절인데... 체코도 그렇게 잘 사는 나라는 아니었을텐데. 체코 공산당이 방탕한 여성이 나오고 음식을 과하게 낭비해서 <데이지즈>를 상영금지했다는데 어떤 장면이 문제됐는지는 바로 알겠네. 그런데 해석글 찾아보면 이 연회가 체코 공산당 간부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더라. 식량 부족인 체코의 실상과 달리 '사회지도층'은 이런 연회를 했다는거아니야. 그럼  굳이 따지자면 이 장면은 음식낭비를 조장하는 장면은 아니지...

 

 

그렇게 한참 춤추고 놀다가 샹들리에에까지 올라가는데, 열심히 샹들리에에서 그네를 타고 놀다가 갑자기 물에 빠진다? 이때쯤 되면 개연성따위는 신경쓰지않게 되는데도 깜짝 놀랐다.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긴 목재를 잡으라고 대어주었는데 물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빠지기를 반복하면서 지금까지 삶을 낭비한 걸 후회한다. 정말 목숨이 간당간당하니 살고싶어졌나?

 

 

어쨌든 물에서 살아남은 마리들은 다시 연회장으로 돌아와 엉망이 된 연회장을 치우기 시작한다. 쓰러진 가구를 정렬하고 엉망이 된음식을 치우고, 다 깨진 접시와 유리잔을 다시 세팅한다. 이 내내 우리가 열심히 일하고 착하게 굴면 행복해질거야 다시 돌려놓을 수 있어라고 반복하지만 깨진 집기만 봐도 알듯이 그건 불가능하다.

 

이때의 마리들은 맨 처음 마리오네트처럼 움직이던 제일 처음의 마리들과 닮았는데, 반사회적이고 자기파괴적이던 모습은 싹 사라지고 '사회에 순종적이고 건실한 청년'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이때 체코는 공산당이었으니까 음식 먹다가 걸려서 교화소에 다녀온건가...

 

 

그리고 그렇게 열심히 치워서 엉망이지만 대충 원래대로의 모양은 갖춰놓았는데 그 다음에 또 식탁에 눕는다. 옷이 뭐 저래 했는데 물에 빠지고 나서 신문지를 둘둘 감아서 몸을 가린 것인 듯. 얘들아 인생이 너희 마음대로 되겠니... 노력한다고 다 되면 이 세상이 이러겠어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 행복하냐 아니면 행복한 척을하는거냐 하는 문답을 하던 마리들 위로 샹들리에가 추락하고 다시 맨 처음에 재생되었던 폭격 장면으로 돌아오고 끝난다. 이게...끝...?

 

 

영화 내내 오타쿠들이 좋아할 것 같은 굉장히 감각적인 이미지와 연출이 나온다. 1960년대 영화나 거의 60년 전 영화인데 어제 개봉했다고 해도 믿겠네. 수영복이나 속옷차림이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연출이 담백해서 성애적으로 그려지지 않는 것도 좋았다. 어리든 어리지않든 여배우만 나오면 성애적 연출을 안 넣으면 죽냐 싶은 영화들도 많은데 역시 여자 감독이라 그런가?

 

그러니까 <데이지즈>는 과격한 무정부주의자로도 보이는 두 젊은 여성이 엉망인 세상에 저항하겠다고 충동적이고 비도덕적인 자기파괴를 일삼다가 갑자기 세뇌당한것처럼 사회에 순응해서 '건전한' 생활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뭐 이런 내용인...게 아닐까...?대체 뭐라는거야 하면서 나와서 이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보고 싶진 않아. 76분짜리 영화인데 체감은 3시간이었다.

 

그건 그거고 이게 왜 페미니즘 영화인가... 여성주연인 것 말고는 진짜 모르겠어서 열심히 구글링을 했다. 아무리봐도 체제전복을 하고는 싶지만 큰 효과는 못 보고 자기 파괴를 일삼다가 마지막에 사회에 순응당하고 끝나지 않나? 그래서 찾아본 결과는 1 젊은 여성 두 명을 진지하게 다루는 영화고 2 전통적인 플롯 구조를 따르지 않는 영화이며 3 폭식과 음식 낭비를 보여주고 있어서 이렇게 세 가지인 듯.

 

청소년들이 방황하고 자아를 찾는 스토리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랑받는 소재지만 여자아이 둘로 이런 내용을 다루지는 않으니까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페미니즘 서사가 되는데, 마지막에 그래서 그들은 시련을 극복하고 건강한 어른이 되었습니다 처럼 계몽적인 엔딩이 아닌것도 좋다. 2023년인 지금도 남자에 관련하지 않고 여성주연 두톱으로 그들만의 이야기를 하는 영화는 손에 꼽을 정도인데 1966년에 성적으로 자유롭고 반사회적이고 비도덕적인 행동을 일삼으며 개인의 욕구에 충실한 두 여성의 스토리라면 엄청난 페미니즘 서사긴 하다.

 

2는 좀 이해를 못하겠지만 1960년대 페미니즘 필름에서는 이렇게 플롯이 없는 구조인 게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영화 내내 흑백에 컬러를 왔다갔다하다가 에피소드식으로 연결되고 엔딩이 그런가? 정형화된 플롯을 남성적인 것이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구조적이지 않은 전개방식을 사용한다는 듯. 다른 영화들도 그렇다는데 본 게 없어서 모르겠네. 나는 줄거리가 확실한 영화가 좋지만 또 설명을 들어보면 구조적이지 않은 것도 봐야할 것 같고 그러네요...

 

영화가 엄청나게 혼란스럽고 어렵긴 해도 본 걸 후회하진 않는데, 한국어로 된 코멘터리나 해설이 필요하다... 구글링으로 해석 열심히 찾아보니 영화 막 보고나서보다는 이해가 되긴하는데 영어로 찾아보면 그 감이 잘 안온다고요. 그런데 뭐 코멘터리는 차치하고 중간중간 자막이 비는 부분도 있어서 전체적인 스토리를 내가 본 게 맞는 건가 싶기도 하다. 그냥 영자막을 열심히 찾아보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고? 

 

이 포스팅 쓰는데 한 달 넘게 걸린 것 같다. 일단 영화 보고 집에 오는 길에 기억에 남는 씬이랑 대사 같은건 다 적어두고 구글링+텀블러 검색해서 쓸만한 짤도 찾았는데 영화 이해가 안 됨. OTT에 올라왔다면 좋았겠지만 한국에 개봉도 안 했을 영화라 없고... 중간중간 유튜브 클립과 내용 검색해서 복기하고 이해 안 되서 해석 좀 찾아보려면 전부 영어다. 덕분에 영어공부 했네. 뇌 안에서는 무슨 소리인지 알겠는데 이걸 다시 글로 쓰는 건 다른 이야기라 매일 미루고 하루에 한 줄 쓰고 하루에 한 줄도 못 쓰고 어떤 날은 에이포 한 장을 꽉 채워서 썼다가 다음날 그 2/3을 지워버리는 걸 반복하다가 중요한 장면 몇개 빼긴 했지만 어쨌든 뭐 포스팅을 쓰긴 썼다. 퇴고 한두번 하긴 했는데 분명 한달쯤 후에 보면 난리나있겠지. 정말 별거 없는 내 글솜씨로 왜 이런 걸 쓰려고 들었는지 다음부터는 이렇게 열심히 후기를 쓰지 않으리라...

 

참고는 

https://en.m.wikipedia.org/wiki/Daisies_(film)

 

Daisies (film) - Wikipedia

Throughout the film, the two main characters serve as hyperbolical pawns for Chytilová's satirical approach to female stereotypes. There is a tangible anti-patriarchy sentiment in the film, observed through the two Maries' interactions with the men in the

en.m.wikipedia.org

https://www.filmsranked.com/sedmikrasky/

 

Sedmikrásky - Feminist Food Wasting - Films Ranked

Věra Chytilová comes from the grand tradition of Dada — she doesn’t so much break from traditional film convention as she does rip it apart and only pretend to put it back together in order to show how broken it is.

www.filmsranked.com

https://www.artforum.com/print/201904/j-hoberman-on-vera-chytilova-s-sedmikrasky-daisies-78969

 

J. HOBERMAN ON VERA CHYTILOVÁ’S SEDMIKRÁSKY (DAISIES)

PUBLISHED TOWARD THE END of 1964 in the avant-pop journal Evergreen Review, Susan Sontag’s essay-manifesto “Against Interpretation” ended with the ringing declaration that “in place of a hermeneutics we need an erotics of art.” Her model for this

www.artforum.com

https://screen-queens.com/2019/07/09/food-and-female-desire-in-vera-chytilovas-daisies/

 

Criterion Month — Food and Female Desire Gone Bad in Věra Chytilová’s ‘Daisies’

“Everything is being spoiled in this world,” say two young women, both named Marie, as they lounge in their bathing suits. Their exasperated conversation at the start of Věra Chytilová’s Czech New …

screen-queens.com

https://eefb.org/retrospectives/feminism-destruction-and-joy-in-daisies/

 

Feminism, Destruction and Joy in Daisies - East European Film Bulletin

Elena Pachner Sarno revisits themes of feminism, destruction and joy in Věra Chytilová's famous work.

eefb.org

https://girlsontopstees.com/blogs/read-me/trampling-on-trifles-radical-consumption-in-sedmikrasky-daisies

 

Trampling on Trifles: Radical Consumption in Sedmikrásky (Daisies)

Hunger, both erotic and biological, manifests in gloriously delirious ways in Věra Chytilová’s Czech New Wave classic, Daisies. Focusing on the desire and satisfaction of two young women, dismantling the uptight masculinity around them, the film calls

girlsontopste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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