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메가박스 컴포트관, <크루엘라> 후기
정말 오랜만에 영화를 봤다. 작년 3월에 라미란 주연의 <정직한 후보>를 보고 나서 처음이니 거의 1년 반 만이다. 코로나때문에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어야 하기도 하고 취식도 안 되는 데다 거리두기까지 해야하니 영화관에 자연스럽게 안 가게 되더라. 그래도 디즈니에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인 101마리 강아지에 나오는 빌런, 크루엘라의 실사 영화라고 해서 오랜만에 영화를 보고 왔다.
메가박스 동대문
Address :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장충단로 247
Tel : 1544 0070
Web Site : http://megabox.co.kr
Google Maps : https://goo.gl/maps/S1wAgbfkDHWpkcgL6
메가박스 동대문점. 굿모닝시티 건물 9층에 있다. 1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와서, 안쪽으로 조금 들어오면 메가박스다. 9층에는 티켓박스와 매점, 화장실이 있고 상영관은 한 층 더 올라가야 한다.
인터넷으로 상영권을 사서 미리 예매해두었다. 언제 영화값이 12,000원으로 올랐는지. 그나마 상영권을 11,000원에 사서 천원 할인받았다. 동대문 메가박스에서는 크루엘라를 3개에 걸어두었는데, 상영권으로 컴포트관도 볼 수 있길래 컴포트관 I-10 자리를 예매했다.
컴포트관은 이렇게 알록달록한 소파 좌석이다. 일반 좌석보다 의자가 조금 더 크고, 손잡이도 인당 한 개씩 쓸 수 있게 넉넉하다. 앞뒤 간격은 일반 상영관과 비슷한데, 단차가 적당해서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적당히 단단하면서 푹신해서 좋더라.
동대문 메가박스 컴포트관 I열은 이 정도 시야다. 키가 아주 큰 것이 아니라면 올려다보지도 내려다보지도 않는 딱 정면인데, 위로 2열까지는 크게 차이나지 않을 것 같다.
스크린이 그렇게 큰 편은 아니다. I열 이하로 내려가면 조금 스크린이 커질 것 같기는 한데 대신 스크린을 올려다봐야하니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기에는 좀 그렇겠다. I~K열 정도가 가장 좋을 듯. 영화관 전체에 사람이 10명 정도였는데 내 바로 뒷열, 간격이 좀 있게 앉은 커플이 영화 내내 속닥거리는 게 다 들리던 걸 보면 감성적인 영화를 보기에도 그닥… 아무 생각없이 가볍게 영화보기에는 괜찮겠다.
영화 시작 5분 전쯤 들어가 앉아있었는데, 상영시간이 지나도 광고를 안 틀다가 조금 늦게 시작했다. 실제 러닝타임은 133분이니 10분 정도 광고를 하는 듯.
오리지널 스토리이긴 하지만 <크루엘라> 자체의 스토리는 별 게 없다. 지금까지의 디즈니 실사화영화들과는 다르게 1970년대 런던이 배경인데, 영화적 허용이 굉장히 많은 편이기는 하다. 디즈니 작품을 많이 봤다면 초반 30분 정도만으로 아 이런 스토리겠구나 다 예상이 간다. 12세 관람가는 아마 소재 때문인 듯 하고, 현실적인 문제는 얼렁뚱땅 넘어가버리는 편이다. 이럴 거면 그냥 현실과 비스산 가상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 속 크루엘라(에스텔라)와 남작부인이 패션 디자이너다보니 예고편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많은 의상들이 나오고, 전개가 빠르다보니 보는 맛이 있다. 다만 영화 내내 유명한 곡들이 많이 나오는데, 개인차가 있겠지만 나에게는 오히려 너무 정신이 사나웠다. 스토리는 빠르고 눈으로 볼 것 귀로 들을 것도 많으니 영화 템포에 조금 끌려가는 느낌이 든다.
엠마 스톤과 엠마 톰슨의 연기는 캐릭터에 정말 딱 맞는다. 엠마 스톤은 마스크가 튀고 연기 쪼가 있어서 어느 영화를 보던지 본인 같은 느낌이 있는데, 큼직한 이목구비와 약간의 쪼가 있는 연기가 크루엘라에는 잘 어울린다. 엠마 톰슨은 말할 것도 없다. 이유없는 빌런인 남작부인의 성격을 잘 살렸는데, 마지막에 크루엘라의 함정에 빠진 이후 연기가 더 좋았다.
원작과는 다르게 재스퍼와 호레이스가 부하에서 친구로 격상했고, 아니타는 어린 시절 친구로 나온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전부 백인이었는데 아니타와 재스퍼를 흑인으로 바꿨다. 이제 디즈니도 눈치라는 걸 좀 보는군. 재스퍼와 호레이스, 윙크, 버디의 조합이 능력있고 재미있어서 좋았다. 비중도 상당한 편. 속편이 나오면 크루엘라와 재스퍼가 러브라인이 생길 것 같던데 크루엘라 캐릭터에 러브라인은… 좀 아닌 것 같다.
아니타는 초반에는 비중이 클 것처럼 보였는데, 의외로 비중이 굉장히 작았다. 중간쯤만 해도 키 캐릭터 역할을 할 줄 알았는데 결국 마지막에는 이도저도 아닌 조연 중 조연이 되어버려서 조금 아쉬웠다.
계속 아쉬운 점만 썼는데, 영화 자체는 재미있게 봤다. 어쩔 수 없이 아쉬운 점이 있다는 거지. 머리 비울 겸 편하게 보기에 좋은 영화다. 다만 크루엘라 캐릭터와 디즈니 실사화 특유의 오버스러움 때문에 호불호가 많이 갈리기는 하겠더라. 예매 전에 예고편을 꼭보고 결정할 것. 예고편만 봐도 본인 취향일 지 아닐지는 알 수 있겠더라.
+ 쿠키는 1개. 101마리 강아지 애니메이션을 본 적이 있다면 친숙한 장면이다. 크루엘라와 101마리 강아지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니 꼭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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